"캐주얼이라 휴가가 없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립니다. 호주에는 국가고용기준(National Employment Standards, NES)이라는 전국 공통 최저 근로조건이 있고, 휴가는 거기서 정해집니다. 캐주얼은 유급 휴가를 받지 않는 대신 시급에 25%가 더 붙습니다. 즉 휴가가 없는 게 아니라 휴가값을 미리 현금으로 받고 있는 구조입니다. 이 차이를 알아야 "어느 조건이 유리한가"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1. NES가 보장하는 휴가
어떤 계약서를 썼든, 어떤 어워드가 적용되든 이보다 불리할 수는 없는 최저선입니다.
| 항목 | 내용 | 캐주얼 |
|---|---|---|
| 연차 휴가 Annual leave |
연 4주 (근무 시간에 비례해 쌓임) | 없음 |
| 병가·돌봄휴가 Personal / carer's leave |
연 10일 유급 | 무급만 |
| 공휴일 Public holidays |
쉴 권리. 정규 근무일이면 유급 | 근무 시 가산 수당 |
| 경조 휴가 Compassionate leave |
사유당 2일 | 무급만 |
연차는 한 번에 4주가 생기는 게 아니라 일한 만큼 조금씩 쌓입니다(accrual). 주 38시간 풀타임이면 4주에 해당하는 시간이 1년에 걸쳐 적립되고, 파트타임은 근무 시간에 비례합니다. 그래서 6개월만 일하고 그만두면 대략 2주치가 쌓여 있는 셈입니다.
2. 캐주얼이 받는 것과 못 받는 것
캐주얼(Casual)은 정해진 근무 시간을 보장받지 않는 고용 형태입니다. 이번 주에 20시간, 다음 주에 0시간일 수 있습니다. 그 불안정을 대가로 시급이 높습니다.
캐주얼이 못 받는 것
- 유급 연차
- 유급 병가
- 정해진 근무 시간 보장
- 해고 예고 수당(대부분의 경우)
캐주얼도 받는 것
- 캐주얼 로딩 25% — 위 항목들에 대한 보상
- 퇴직연금 — 캐주얼도 당연히 대상입니다. 연금 문서 참고
- 무급 돌봄휴가 — 가족을 돌봐야 할 때 쉴 권리
- 최저임금·페널티 레이트 — 최저임금 문서 참고
- 안전한 일터와 임금을 받을 권리 — 비자·고용형태와 무관
3. 로딩 25%는 정말 이득인가
숫자로 보면 판단이 쉬워집니다. 연차 4주와 병가 10일은 1년 52주 중 약 6주에 해당합니다. 1년 내내 쉬지 않고 일할 수 있다면 로딩 25%가 그 손실을 메우고도 남습니다.
그래서 단기 체류자에게는 캐주얼이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워홀처럼 1년 안에 여러 도시를 옮겨다니며 일한다면, 연차를 쌓아 쓸 기회 자체가 적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불리해지는 상황도 분명합니다.
- 아플 때 — 하루 쉬면 그날 수입이 0입니다. 병가가 없기 때문입니다
- 일이 줄 때 — 비수기에 근무 시간이 깎여도 보장이 없습니다
- 장기 체류로 바뀔 때 — 1년 넘게 한 곳에서 일할 계획이면 정규직이 나을 수 있습니다
본인 시급이 로딩을 포함한 금액인지 아닌지는 페이슬립의 항목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본급과 Casual loading이 따로 표시되는 경우도 있고, 합산 시급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4. 공휴일 근무와 수당
호주 공휴일은 전국 공통 공휴일과 주(state)별 공휴일이 섞여 있습니다. 같은 날인데 시드니는 쉬고 퍼스는 일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본인이 일하는 주의 달력을 기준으로 봐야 합니다.
NES가 정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 공휴일에 쉴 권리 — 고용주가 근무를 요청할 수는 있지만,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면 거절할 수 있습니다
- 정규 근무일이라면 유급 — 풀타임·파트타임이 공휴일에 쉬어도 그날 임금은 지급됩니다
공휴일에 일하면 얼마를 더 받는지는 NES가 아니라 해당 어워드가 정합니다. 산업마다 다릅니다. 요식업·소매업은 공휴일 가산율이 높게 설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공휴일 근무가 오히려 반가운 날이 되기도 합니다. 내 어워드의 공휴일 비율은 공정근로옴부즈만의 임금 조회 도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5. 퇴사할 때 남은 연차
풀타임·파트타임이라면 쓰지 않고 남은 연차는 퇴사 시 현금으로 정산됩니다. 마지막 급여와 함께 지급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 정산금은 과세 대상 소득입니다. 마지막 달에 평소보다 큰 금액이 한꺼번에 들어오면서 그달 원천징수가 많아 보일 수 있는데, 연간 기준으로 정산하면 조정됩니다. 택스리턴에서 맞춰지니 당황할 필요 없습니다.
6. 내 조건을 확인하는 법
- 고용 형태 확인 — 채용 확인서나 계약서에서 casual / part-time / full-time 중 무엇인지 봅니다. 구두로만 들었다면 고용주에게 문서로 확인을 요청하세요.
- 적용 어워드 확인 — 업종과 직무로 찾습니다. 휴가 가산율·공휴일 비율이 여기 있습니다.
- 페이슬립에서 잔액 확인 — 풀타임·파트타임이면 명세서에 Annual Leave Balance, Personal Leave Balance가 표시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숫자가 계속 0이라면 고용주에게 확인해야 합니다.
- 실수령액 비교 — 캐주얼 시급과 정규직 시급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급여 계산기에 각각의 금액을 넣어 비교해 보면 바로 보입니다.
참고 출처
- Fair Work Ombudsman / Fair Work Commission — National Employment Standards (연차 4주, 병가·돌봄휴가 10일, 공휴일, 경조휴가)
- 공휴일 가산율·휴가 관련 세부 조건은 적용 어워드마다 다릅니다.
- 개별 사안은 공정근로옴부즈만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본 문서는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